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타프롬 사원이다. 앙코르 제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왕, 자야바르만 7세의 치세시기에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타프롬 사원은 ’영화 ‘툼 레이더’(2001년) 촬영지이기도 하다.

거대하게 자란 나무의 뿌리와 뒤엉킨 사원의 모습이 신비하면서 인상적이다. 왕조가 몰락하고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동안 나무는 성벽이 제공해주는 수분을 빨아먹고 자랐다. 하지만 성벽을 파괴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복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운명이다.

나무로 깎아놓은 듯이 정교한 사원 건축물의 재료는 모래흙 성분의 사암이다. 그래서 나무가 뿌리내릴 있도록 기꺼이 받아주었다.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숙주로서 기능하며 나무를 먹여 살렸으나, 종국에는 나무의 배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폐허가 되는 빌미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