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청동기 시대는 BC 10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청동기 문화의 계통에 대해서는 중국 은(殷)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견해와 시베리아 청동기 문화의 영향이 크다는 견해로 갈려 있지만 후자 쪽이 우세하다.
시베리아의 청동기 문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BC 13세기 무렵 시베리아 남부 지역에서 발달한 카라스크 문화다. 몽골계 사람들이 주인공인 것으로 보이는 카라스크 청동기 문화는 내몽골 오르도스 지역의 청동기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중국 은 문화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동쪽으로 옮겨 온 것으로 여겨진다.
카라스크 문화는 BC 6세기 무렵 중국 동북지역의 랴오닝(遼寧) 지방에서 비파형 동검을 특징으로 하는 청동기 문화를 발달시켰다. 비파형 동검은 랴오닝 지방에서는 물론 한반도에서도 함경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고르게 출토됐다.
비파형 동검은 BC 4세기 말~BC 3세기 초 흔히 ‘한국식 동검’으로 불리는 세형동검(좁은 놋단검)으로 발전했다. 비파형 동검에 비해 살상력이 더욱 큰 세형동검은 주로 청천강 이남 지역에서 나왔고, 연해주와 일본 규슈 지역에서도 발견됐다.